안녕하세요, 벗밭입니다.
저희는 이번 주 청양과 홍성에 다녀왔어요. 지금은 벗님들께 전할 허브채소다발을 트렁크에 싣고 서울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벗님께 드릴 편지를 쓰고 있지요. 햇볕이 부쩍 따뜻해지고 수선화, 개나리도 하나둘 피는 것을 보니 봄이 왔구나 하면서도, 찬 바람이 불면 아직인가 싶기도 해요.
3월은 슬슬 시동을 거는 시기인 것 같아요. 요즘 '드릉드릉'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올해 어떤 벗님들과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지 기대하고 있어요.
이번 주엔 청양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지역 식재료와 생산자, 이야기를 찾으러 다녀왔어요. 그리고 홍성에선 이재영 농부님과 감자도 심고 파종도 하며 밭 만들기와 관련된 여러 가지 방법과 기술, 그리고 농사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몸으로 배웠어요.
지난 번 오와린농장에서 심고 온 채소 모종들이 한 달 사이에 많이 자라있더라고요. 하나씩 맛보며 같은 루꼴라여도 품종에 따라 맛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됐어요. 채소 각각의 고유한 매력을 흠뻑 느꼈죠.
3월 담벼락에 핀 꽃을 발견하고, 봄 채소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한 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길 바라며, 이만 인사 마칠게요.
따뜻한 봄날 보내세요! 벗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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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 여는 글
- 스쳐지나가는 정보 〰 탄소로운 3월, 땅을 가는 계절
- 3월 행사 소식 〰 벗밭의 클럽 시리즈 3종
- 벗밭의 진짜 '밭' 〰 풀밭 프로젝트를 시작해요
- 요망진 즉흥자몽클럽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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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되면 땅과 지구에서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벗밭 아지트가 갑자기 추워 지면서 냉해를 입은 콤팩타는 저희 집에서 겨울을 잘 나고 새로운 새순을 피워냈어요. 제가 사는 동네엔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어요. 이 시기에 나뭇가지에 돋아나는 새순을 보면 새삼 자연의 생명력에 감탄하게 돼요.
키우는 작물에 따라 다르지만, 농가에서의 3월은 올해의 농사를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시기죠. 이때 지구의 땅과 대기의 이산화탄소가 늘어난다고 해요. NASA의 위성자료에 따르면, 경운(땅을 갈아엎는 일)을 많이 하는 시기인 3,4월에는 대기의 이산화탄소량이 늘어나고, 작물과 식물이 땅에 자라나는 7,8월엔 다시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어요. 경운, 즉 땅을 갈 때 식물이 뿌리를 통해 땅에 가두었던 탄소들이 공기 중에 다시 노출된다고 해요. 탄소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물과 미생물의 집인 땅이 파괴되기도 하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 순환 농법과 같은 다양한 대안적 농법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어요.
농촌진흥청에선, ‘최소 경운 모내기 재배 기술’, 즉 모내기를 하기 전 경운이나 로터리(토양을 갈고 부수며 밭이나 논의 모양을 다듬는 작업), 써레질(흙덩이를 부수며 바닥을 판판하게 고르는 일)을 생략하고, 최소한으로 흙을 파는 동시에 모내기를 하는 기술을 제안했어요. 이 방식을 적용하면 농기계 사용도 줄이면서, 흙의 탄소저장 효과를 늘린다고 해요. 더불어 노동시간은 17% 줄고, 생산비는 최소 5.2% 절약할 수 있다고 하죠.
또 다른 대안으로 나오는 탄소순환농법은 땅에 탄소율이 높은 재료를 비료 대신 넣어 땅의 일정한 탄소율을 유지하며 흙을 푹신하게 만드는 방식이에요. 그 과정에서 환경에 주는 영향을 줄이고요. 혹은 수확을 마친 땅에 호밀, 콩과 같은 녹비작물(풋거름작물)을 겨우내 재배해 땅에 양분을 공급해주며, 이후 농사를 시작할 땐 다시 땅에 환원시켜주는 방법도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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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알수록 식물과 토양엔 엄청난 자연의 생명력과 시스템이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그 잠재력과 자연의 힘을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다 보면 우리의 식탁 또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탄소 인증을 받은 먹거리를 구매할 수도 있고, 직거래나 로컬 푸드를 먹으며 바뀌는 것도 있겠지만, 인증 너머 농업과 생산지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탄소로운 3월, 우리가 딛고 있는 이 땅과 현실 위에서 함께 탄소를 줄이는 식사에 모일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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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루아는 프랑스어로 “토양”이라는 뜻을 지닌 단어입니다. 와인의 맛을 만드는 데 영향을 주는 토양이나 기후의 조건을 뜻한다는데요. 채소에도 그 맛을 결정짓는 특별한 떼루아가 있습니다.
첫 번째 즉흥채소클럽에서는 바닷가 근처에서 염분이 높은 물을 머금고 자라는 대저토마토와 세발나물을 먹어봅니다. 채소에서 느껴지는 짭쪼름하고도 싱그러운 맛을 함께 경험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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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인지 귤이나 만감류의 제철은 겨울인 것 같지만, 사실 한라봉의 제철은 3월이라고 해요. 1월에 따서 3월까지 저장해 둔 한라봉 말고, 진짜 한라봉의 제철, 3월에 딴 한라봉을 함께 먹어요.
그밖에도 봄을 알리는 금귤도 준비했어요. 귤, 자몽에 이은 새콤달콤한 즉흥과일클럽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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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릉드릉, 각자의 아침을 챙기는 작은 커뮤니티를 만들었어요. 아침을 먹지 않고 나온 날이면 사무실에 울리는 펭귄의 꼬르륵 소리. 아침 고구마 클럽과 함께라면 적막한 사무실, 꼬르륵 소리를 걱정할 필요 없어요! 벗밭이 보증하는 논밭상점 유기농 꿀고구마와 함께 하는 아침 고구마 클럽에 함께할 벗님을 모집합니다. 말없이 올리는 아침 고구마 사진으로 서로의 하루를 응원해요. 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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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따라 간다, 벗밭에게도 진짜 (풀)밭이 생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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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밭에게도 드디어 밭이 생겼어요. 여태껏 벗밭의 이름을 보고는 농사를 짓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았는데요, 벗밭을 시작한 지 4년이 된 지금! 정말로 밭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노량진 근처의 밭을 함께 가꾸는 일에 풀밭이라는 이름도 붙여 주었어요. 그런데 이름따라 간다더니, 풀이 정말 무성한 밭이었죠. 군데군데 자라는 이름 모를 풀, 그 사이에서 빼꼼 얼굴을 내밀고 있는 콩과 호박도 만났습니다.
이걸 과연 손으로 다 가꿀 수 있을까? 농기계가 필요할까? 막막한 마음 한가득이었는데요. 이번 홍성 출장에서 제대로 과외 받고 왔어요. 풀 베는 법부터 밭 만드는 방법, 그리고 감자를 심는 방법까지! 속성으로 배우고 실습까지 하고 왔답니다. 이제는 더 이상 풀이 무섭지 않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시작할 만큼의 용기는 얻은 기분이에요. 대망의 비포 사진을 공개합니다. 벗밭과 비진학청년의 커뮤니티 FOP의 풀밭! 머지않아 우리가 그리는 밭이 될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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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로운 3월, 봄을 맞이하며 함께 보면 좋을 자료를 추천드려요! 땅과 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그 위 우리의 현실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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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로운 식탁(윤지로)
먹거리가 우리의 식탁에 오기까지의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에 대한 이야기를 한국의 현실에 비추어 살펴볼 수 있어요. 데이터가 보여주지 못하는 현실까지도 담겨 있어 꼭 읽어 보시길 추천드려요. |
🖥️ 대지에 입맞춤을(Kiss the ground)
2020년 넷플릭스 파티로 함께 봤던 다큐멘터리입니다. 농업 과정에서 땅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땅을 살리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영상이에요. 이 영상을 보고 나면 땅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질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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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과일클럽을 시작한 지 두 계절이 지났어요. 과일을 같이 먹는 벗님들께 즉흥과일클럽은 어떤 시간과 장소일지 문득 궁금해지기도 했는데요. 지난 즉흥과일클럽 :: 자몽 편을 준비하면서 과일이 가득한 벗밭 아지트 현장을 기록하고 싶다는 벗님의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함께 만나서 즉흥과일클럽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자몽은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제주 자몽과 팔삭에서는 어떤 맛이 나는지 함께 이야기 나누었어요. 벗님의 시선으로 담긴 과일클럽! 아래 링크에서 살펴보실 수 있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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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밭 butground@gmail.com 서울시 중구 퇴계로 232-19 3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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