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벗밭입니다.
벗밭 아지트 한 켠에 앉아 한낮의 햇살을 맞으며 벗님께 드릴 편지를 쓰고 있어요. 이제는 히터를 여러 개 틀어두지 않아도 너끈히 버틸만큼 볕이 따뜻해졌네요.
얼마 전에는 아침에 서둘러 일어나 집 앞 공원으로 산책을 나섰는데요. 평소보다 천천히 걸은 덕분에 봄을 준비하는 나무의 끝 부분은 동그란 모양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동그랗게 웅크린 끝 가지를 보며 잎으로 꽃으로 시작될 새 계절을 기대하는 마음을 갖게 된 듯해요.
그밖에도 벗밭은 휴가차 떠난 홍성에서 심고 돌아온 씨앗이 어떻게 자랄지, 새로운 계절에는 얼마나 향긋한 과일과 채소를 만나게 될지, 또 벗밭이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 좋아하는 벗들을 얼마나 많이 마주할지 기다리고 또 기대하고 있어요.
상상만 해도 미소를 짓게 되는 이런 것들은 제법 아름답기도, 고단하기도 한 오늘을 살아내게 해주는 것 같아요. 지금 벗님께는 고대하며 기다리는 무언가가 있나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이번에는 좋아하는 것들을 꾹꾹 눌러담은 노래도 한 곡 같이 보냅니다.
오늘보다 행복한 내일, 내일만큼 행복한 오늘 보내세요!
벗밭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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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 여는 글
- 스쳐지나가는 정보 〰 찾아가장으로 우리가 줄인 것들 〰 찾아가장 봉투 접기
- 2월 행사 소식 〰 즉흥과일클럽 :: 제주 자몽 & 지구샵 플리마켓
- 벗밭의 첫 휴가 〰 홍성 이야기와 맛도리 스팟
- 숨은 <○○집>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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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곳에선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만 폐지를 버릴 수 있어요.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집 한 귀퉁이에서 서서히 쌓여가는 종이 박스와 신문, 각종 폐지를 볼 때면 괜스레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 외에도 보냉이 필요한 식료품을 담았던 스티로폼 박스나, 일회용 비닐의 양도 만만치 않습니다.
코로나 19 이후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택배시장 물동량도 2019년에 비해 2021년, 30.11%나 증가했고요. 온라인 식품 시장 규모는 2019년 17조원 규모에서, 2021년 31조원 규모로 약 91%나 성장했습니다. 이 성장세 뒤편에는 박스와, 비닐, 스티로폼 등 택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처리해야 하는 환경비용이 있습니다. 12개의 사과를 낱개로 하나씩 비닐 포장한 뒤 스티로폼 완충재를 깔고 골판지 재질의 상자에 담는다고 했을 때, 포장 단계에서만 289g의 탄소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비닐 포장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제하고, 박스와 스티로폼 완충재만 사용해도 약 117g의 탄소가 배출됩니다.
과일도 채소도 포장하지 않고 판매한다면 포장 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개별 농산물 상자 500개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약 113.5그루의 10년생 소나무를 심은 효과와 같습니다. 포장 단계에서 탄소 배출량과 비용을 줄이면서, 대면으로 이야기와 함께 농산물을 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방법이 일상 안에 들어온다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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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장을 준비하면서 생겼던 또 다른 고민은 ‘흙이 묻은 감자와 당근을 어떻게 포장할까’였어요. 벗님들께 장바구니를 챙겨와달라 부탁드렸지만, 당근과 감자엔 제주 밭의 화산토가 묻어있어 가방에 그대로 넣어드릴 수 없었거든요.
무포장을 지향하면서 새로운 종이봉투를 사는 게 못내 불편해, 이런저런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남은 찾아가장 포스터와 신문지를 발견했어요. 탄탄한 종이를 사용하니 풀 없이 접기만 했는데도 무거운 귤 꾸러미와 감자, 당근 꾸러미를 너끈히 버티더라고요.
풀 없이 종이 한 장만으로 봉투 접는 법! 아래 버튼을 클릭해 영상에서 만나보실 수 있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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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과일클럽 :: 제주 자몽 & 지구샵 플리마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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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도 자몽을 생산한다는 것, 벗님들도 알고 계셨나요? <찾아가장 :: 제주의 겨울> 파머스 마켓을 함께했던 더널리제주 덕분에 제주에서도 자몽이 자란다는 걸 알게 됐어요. 2023년, 첫 번째 즉흥과일클럽에서는 더널리제주의 농부친구가 재배한 제주산 유기농 자몽을 함께 먹어봅니다. 레드자몽, 핑크자몽, 화이트자몽 세 품종을 섞어 보내주신다는데요. 껍질만 봐선 어떤 품종인지 바로 알기 어려워, 하나하나 자를 때마다 다른 알맹이 색을 확인하는 것도 재미 포인트일 것 같아요 :) |
다가오는 토요일! 2월 18일, 11시부터 18시까지! 지구샵 그로서리에서 열리는 지구샵 플리마켓에 벗밭 찾아가장이 출동합니다 🚚
4일간 반짝 열린 벗밭 찾아가장을 만나지 못해 아쉬웠던 벗님들을 위한 앵콜 행사랄까요! 다가오는 봄을 기다리며 소농로드의 당근과 감자, 더널리제주의 콜라비에 싱그러운 과일과 허브를 더했습니다. 제주산 유기농 자몽과 논밭상점의 루꼴라, 로즈마리, 화전키트도 포장 없이 만나실 수 있어요. 벗밭 뉴스레터 보고 왔다고 소곤소곤 말씀해주시면,,, 작은 덤이 있을지도요:) 그럼, 반갑게 곧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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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출.. 아니 휴가, 근데 이제 파종을 곁들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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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밭의 단골 출장지 홍성. 이번에는 휴가 차 다녀왔습니다. 산에 갈까, 바다에 갈까, 둘 다 있는 곳으로 갈까 고민하면서 여러 후보지를 찾아보았는데요. 나무도 좋고 파도도 좋지만 벗밭이 가장 좋아하는 건 단연 친구! 홍성이라면 벗밭이 회사가 된 후에 처음으로 가지는 휴가 여행지로 제격이겠다 싶었어요.
홍성에는 벗밭의 반가운 친구들이 많아요. 향기로운 꽃과 허브가 자라는 논밭상점이 있고요. 지난해 먹거리와 연결된 책을 함께 읽는 벗밭의 ㅃㅂ클럽에 연사로 함께해주셨던 호호작가님이 계시고요. 벗밭의 벗이자 농사 선생님인 오와린농장 재영님도 만날 수 있죠.
파워 P인 벗밭 친구들은 특별한 계획 없이 만나고 싶은 사람, 가야 하는 곳들을 주욱 늘어 말하기 시작했어요. 논밭상점에 가서 포장 한 번 안 하고 오면 아쉬울 것 같아. 호호작가님 댁에는 꼭 가서 안부를 묻자. 뜰은 꼭 가야 해. (뜰은 마을에서 함께 만든 아지트예요. 맛있는 생맥주와 안주가 있는 곳이에요.) 오와린 농장 재영님도 꼭 만나자!!
그렇게 두 시간을 달려 도착한 홍성. 역시나 평화롭고 아름다웠습니다. 해야 하는 많은 일과 서류 사이에서 보내는 시간은 성글어도 왜인지 빨리 피곤해지는데, 친구들을 만나 깔깔 웃으며 또 대화하며 보내는 시간은 밤늦도록 이어져도 힘이 됩니다. 그러고 보니 편안한 대화는 호젓한 길에서 하는 산책과도 많이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친구네 일터에서 또 다른 친구네 집으로 이동하는 동안 감자와 이런 대화를 했습니다. 우리 지금 너무 바쁜데, 이런 바쁨은 얼마든지 환영이라고요.
특히 이번에는 봄을 기다리며 오와린 농장에서 씨앗을 뿌렸어요. 파종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집중력과 든든한 손! 첫 번째로 모종 트레이에 흙을 꼭꼭 눌러 담아주고, 오와린이 직접 만든 도구로 흙에 반 마디 정도의 홈을 내주었어요. 동그란 씨앗, 납작한 씨앗. 씨앗의 세계는 참 다양하더군요. 다른 고깔양배추보다 뾰족하게 자라는 가파른 고깔양배추도 심었고요, 케일도 심었어요. 발아율(씨앗이 싹을 틔우는 정도를 말해요)과 씨앗의 가격에 따라 어떤 홈에는 두 개, 어떤 홈에는 한 개의 씨앗을 넣어주었습니다.
이렇게 작은 씨앗에서 저렇게나 큰 채소나 과일이 자라다니. 씨앗 속의 우주가 언제나 경이롭게 느껴집니다. 씨앗과 땅, 그들을 힘껏 가꾸는 농부와 한낮의 햇살이 만나 이 다음 계절에는 또 어떤 잎사귀가 - 열매가 자라있을까요.
토요일에는 그 다음을 조금 엿보는 맘으로 맨 왼쪽 이랑에 제법 자란 케일과 버터헤드를 정식해주었습니다. 정식은 모종을 밭에 심어주는 일을 뜻해요. 보통은 한 이랑에 한 작물을 심겠지만 오와린의 밭에는 다양한 레이어가 있어요. 가운데에는 쥬키니를, 그 사이사이로는 높게 자라는 토마토를 심을거래요. 이랑 가장자리에는 바닥에 붙어 자라는 버터헤드를, 버터헤드 안쪽에는 쥬키니보다는 낮고 버터헤드보다는 높게 자라는 케일을 심고요. 이번에 저희는 버터헤드와 케일을 심고 왔어요.
그밖에도 오와린농장이 일하는 법을 살짝 배워왔는데요. 그 방법을 툴킷으로 만들어 지금 저희의 일에도 적용해보고 있어요. 몇 번의 수정을 거친 뒤에 기회가 된다면 벗님들께도 툴킷을 공유하고 싶으네요!
날이 따스해지면 감자를 심으러 다시 홍성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때에는 씨앗의 모습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푸르고 붉은 잎사귀들이 무성해져있겠죠? 이렇게 다음 계절을 고대하게 하는 것들이 조금씩 쌓이며 더 풍요로운 오늘이 되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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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원료와 홍성 지역에서 생산하는 식재료를 사용해 젤라또를 만드는 곳이에요. 젤라또 쇼케이스 앞에 설 때마다 다 맛있어보여서 뭘 먹을지 너무나 고민돼요 ㅠㅠ 한 컵에 두 가지 맛을 고를 수 있는데요. 이번에 벗밭이 시도해본 조합은 <쌀+쑥> / <고구마+블루베리요거트>였어요. 역시나,, 말해 뭐해,, 최고였어요.
° 장소 : 충남 홍성군 홍성읍 오관리 277-12 1층
° 영업 시간 : 화~금 13:00-22:00 / 토,일 12:00-22:00 (월요일은 쉬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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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오일장
저희가 방문한 날은 마침 홍성 오일장이 서는 날이었어요. 시장 덕후 벗밭,, 오일장은 못참지,,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러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의 명물은 기름을 적게 사용해 굽는 호떡이래요. 호떡 소에 감과 대추를 넣어 향긋하고 맛있었어요. 중간중간 미루나무 버섯이나 오색 콩, 대왕 무를 구경하는 것도 무척 재미났고요. 풀빵으로 시작해 김말이 핫바를 거쳐 호떡과 만두로 이어진 간식의 여정, 즐거웠습니다!
° 장소 : 충남 홍성군 홍성읍 의사로43번길 13-6
° 개장일 : 매월 1, 6으로 끝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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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매거진을 동네 서점에서 만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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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밭의 <○○집>을 동네 서점에서도 만나실 수 있어요! 서울부터 상주, 전주, 제주까지! 저희도 아직 서점 책꽂이에서 직접 매거진을 본 적은 없지만, 머지않아 발견하게 되면 모래사장에서 멋진 모양의 조개껍데기를 발견한 것처럼 무척이나 기쁠 것 같아요 :)
사진 출처 : 라바북스 (insta. labas.boo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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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 부비프 | 서울시 성북구 동선동 2가 222, 1층
° 헬로인디북스 |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227-16, 1층
° 이후북스 | 서울시 마포구 망원로 4길 24, 2층
° 별책부록 |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2가 14-11, 1층
° 스토리지북앤필름 | 서울시 용산구 신흥로 115-1, 1층
° 다시서점 | 서울특별시 강서구 공항대로8길 77-24, 지하1층
🍑 전주
° 살림책방 |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전주천동로 58-2
🍋 상주
° 오롯서점 | 경북 상주시 서문길 111-5
🍊 제주
° 그건 그렇고 | 제주 서귀포시 상예로 224, 102호
° 라바북스 |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태위로 87, 1층
° 이후북스 제주점 | 제주 제주시 관덕로 4길 3, 1층
° 소농로드 | 제주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26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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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밭 butground@gmail.com 서울시 중구 퇴계로 232-19 3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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