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현: 저는 개인의 이야기를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엔 저의 이야기를 다양한 방면으로 편하게 나누려고 하는데, 주변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채식 식당을 함께 갔던 친구에게 한 번 더 식사하자고 한다거나, 벗밭의 소식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함께 일을 도모해보는 것도 움직임이 될 수 있죠. 지금까지는 친구들에게 채식과 그 필요성에 대해 잘 말하지 않았어요. 존중해주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함께 해보자고 얘기해보려고요.
다만 고민이 되는 지점은 현실에 대해 얘기할 때 현실을 직시하는 것과 희망을 주는 것 사이에 어떤 파도에 올라타야 할까, 질문하게 됐어요. 희망편과 절망편을 보면서, 주변에는 기후위기에 대해 어차피 글렀다는 반응도 있고, 그래도 해보자는 반응이 있으니까요. 결국은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변화에 대한 희망이 있어야 하는 거겠죠?
🌊소리: 이 책에선 사람들이 결국 희망을 품고 있어서 시급한 문제에 집중하고 희망 때문에 기후위기를 뒤로 미룬다고 하죠. 희망과 직시의 균형을 맞추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사과: 저는 이게 매우 무거운 책이라고 느꼈어요. 제가 그동안 살면서 생각하고 행동했던 것에 대해 비판받는 듯한 내용이 있더라고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정말로 기후위기에 대해 제대로 알고 이는 사람이 일단 주변에 많지 않아요. 기후위기에 관한 정보가 아무리 많아도 새로운 곳에서 석유를 시추하고, 아직은 먹고사는 데 체감하기에 큰일이 일어나지 않는 등, 수습할 수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죠. 파도타기를 만들 수 있는 움직임이란 건 정보 전달과 실천 권유가 아닐까요. 다른 사람과 이런 고민을 나누고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해요. 개인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지 않고 정치적인 움직임을 만들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소리: 구체적인 방안이 아니더라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확인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나는 개인으로만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받기 위해 북클럽도 열고, 여러 자리를 마련하는 거죠.
🥔기현: 동시에 저와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을 나서서 찾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반대의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듣는 것, 파도가 끊기는 지점을 잘 찾는 것이 중요해요. 지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죠.
🍎사과: 저는 주변에 친구나 직장인, 가족만 해도 기후위기에 크게 관심을 두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이런 환경에서 저의 생각과 행동을 표현하는 것이 부담되고 꺼려지더라고요.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표현하고 선언하면 실제로 우리 사회에 이런 사람이 있었구나, 이런 사람들과 같이 살기 위해 어떻게 변화해야겠다는 걸 고민할 것 같아요.
또, 용기를 내는 것을 막는 방해물이 되는 환경을 함께 얘기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채식을 하고 싶어도 어려운 환경일 수도 있은이까요. 회사 구내식당에 채식 식단이 없는 경우가 많고, 아직은 식당을 찾기 쉽지 않으니까요.
🌊소리: 개인이 실천하고 선택하고 상상하려면 구조적 뒷받침이 필요하겠죠. 책 중에 좋았던 말은 "'위기라는 말은 그리스어 '크리시스'에서 나온 것으로 이는 원래 '결정'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환경위기라고 말하는 것은 환경 결정이라고 말하는 셈이다" 라는 부분이었어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말한 것 같아서 좋았어요. 환경 결정을 잘 해보자. 위기가 우리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고 다짐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가영: 그 바깥의 것들을 더 선명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벗밭은 뭘 해야 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